생활정보/후기

코로나(오미크론) pcr 검사 확진 및 치료 후기

한글지킴이 2022. 2. 16. 12:40

코로나 예방 접종 주사를 3차까지 맞았지만, 구정 명절 이후 코로나에 확진되었습니다. 힘든 자가 격리 및 재택 치료를 마치고 정보 공유차 글 작성해봅니다.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바쁘신 분들을 위해 미리 요약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줄 요약

  • 내 몸 내가 챙기지 않으면 죽기 딱 좋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하여 코로나 치료용 상비약을 꼭 준비해라. 

 

코로나 검사 경위

1.31 월요일 지인(추후 확진됨) 만남

2.3 목요일. 확진자 접촉 4일차.

도보 출근, 지인 확진되었다는 소식 오전에 들음, 신속항원검사 시행, 무증상, 음성, 점심 식당, 저녁 포장, 도보 퇴근

검사 시작, 두근 두근
- 깨끗한 음성 -

2.4 금요일. 확진자 접촉 5일차. 도보 출근, 점심 구내식당, 자차 퇴근

 2.5 토요일. 확진자 접촉 6일차. 증상 발현 

아침 인후통 느껴짐. 일어나자 마자 동네 보건소로 출발. 열은 전혀 없음

8:30 도착하였으나 엄청난 줄 대기. 줄은 2개가 있음(하나는 신속항원검사줄, 하나는 60세 이상 어르신 등 위한 pcr 검사줄)

9:45 경 키트 받음. 호흡기로 감염되는 질병임에도 여러 사람들이 떼로 모여서 아무런 격리 시설이나 조치 없이 다 함께 검사함. 혹시 옮을까 몰라 키트만 받고 차에서 검사하고 대기. 

- 15분 경과 -
- 30분 경과, 아주 흐릿한 두줄 -

한줄인 것 같은데, 햇빛에 비춰보면 두줄인 것 같기도 하고 계속 긴가민가 한 상태.

검사 결과 판정하는 곳으로 가니, 군인이 확인. 군의관인지 그냥 군인인지는 확인 불가.

'이건 참 애매한데요. 음성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양성이라고 하기도 뭐한데,, 그냥 가셔도 될 것 같고 불안하시면 pcr 검사 받으셔도 좋고요'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지만 걱정되어 pcr 받겠다고 말함.

당연히 즉각적으로 pcr 검사하는 곳으로 이동시켜줄 줄 알았는데 pcr 검사 줄을 다시 서라고 함. 딱 봐도 다시 서면 2시간 넘게 다시 대기해야 할 줄. 줄 서러 가면서 계속 직원에게 2줄 나왔는데 줄 다시 서야 하냐고 물어봤으나, 모든 직원이 다 서야 한다고 말함.

어이 없어하며 줄 끝으로 가는데 관계자들끼리 하는 말을 들음. 

'지금 pcr 검사 물량이 동나서 이제 더이상 접수를 못 받는데 어떻게 해야하죠?, 참 걱정이네..'

대화를 듣자마자 달라붙어 계속 요구함. 난 2줄 양성 나왔다. pcr 검사를 해야 하는데 줄을 다시 서라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 지금 말 들으니 검사 접수 끝났다는데 나는 양성인데 그럼 그냥 돌아가야 하냐? 이건 아니지 않냐? pcr 검사를 해야 격리를 하든 뭘 하든 할 거 아니냐?

천만다행으로 마지막에 만난 분은 자원봉사자가 아닌 보건소 직원. 고민고민 하더니 다른 줄이 있으니 따라오라고 함. 보건소 뒷 편으로 가니 별도의 줄이 있음. 이 줄은 해외에서 온 사람들, 확진자 접촉자들이 따로 검사 받는 줄임. 이곳에서 다시 줄을 기다림.

10:00 새롭게 줄 서서 검사 기다림.

11:00 pcr 검사 함, 불안하여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가지 않고 회사 생활관으로 이동하기로 결정.

 

코로나 확진 후 치료 경위

 2.5 토요일 

생활관에서 격리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물품을 준비해달라고 배우자에게 연락. 배우자가 상비약 등 필요물품 준비하여 집 밖에 캐리어 내놓음. 집에 들어가지 않고 문 밖에서 짐 찾아 바로 자차로 생활관 이동. 자가 격리 시작.

혹시 몰라 며칠동안 먹을 것들을 새벽배송으로 주문. 

 

 2.6 일요일 

눈 떠 보니 목이 많이 아픔. 허나 통상적인 인후통 정도이고 코로나로 사람 죽는다는 데 그럴 것 같은 통증은 아님. 3차까지 주사를 맞아서 그런 것인지, 오미크론 자체가 별 것 아닌지. 진실이 궁금함.

04:35 pcr 검사 결과 양성이라는 문자를 받음. 

약이니 기본적인 식료품이니 나라에서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걱정은 안 함.

가족들 연락하여 pcr 검사받도록 함.

집에서 들고 온 약 먹으며 보건소 연락을 기다렸으나 연락 안 옴. 바빠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넘어감

 

 2.7 월요일. 확진 2일차. 인후통 심해짐. 머리가 조금씩 무거워짐 

다행히 가족은 pcr 음성.

그런데 느닺없이 중대본에서 새로운 코로나 방역 지침을 발표

재택치료 및 격리는 7일로 제한. 필요물품 지원은 공식적으로는 중단하고 시장 군수가 알아서 판단하여 지원하는 것으로 바뀜.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듦. 

오전이 지나가도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음. 불안한 마음에 보건소에 수십통을 전화하였으나 통화 안 됨

16:12 다행히 검사 보건소에서 연락이 옴. 검사한 지역을 떠나 다른 곳에 머물고 있다고 말하니 그렇다면 현재 거주지 관할 보건소에서 담당하게 되므로 이관이 필요하다고 말함. 이관 요청하고 경험상 이런 경우 또 지연될 우려가 있어 이관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 요청. 이관하였다는 확답 들음

16:41 거주지 보건소에 30분 전화 하여 겨우 연결됨. 허나 아직 이관이 되지 않았다는 답변 들음. 아마 시스템에서 이관된 것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는 말을 함. 연락 준다는 말을 믿고 기다림

 

 2.8 화요일. 확진 3일차. 노란 콧물, 약한 기침, 가래 시작됨. 인후통 및 두통 여전 

오전 연락 안 와서 오후에 또 거주지 보건소 연락 시도. 

16:31 겨우 연락된 거주지 보건소에서는 내 정보를 찾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 이관이 오면 시스템에 뜨게 되는데 내 이름이 없다는 말을 함. 확진자가 급작스레 많아지다 보니 이관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며 조금 더 기다리라고 함. 

16:52 검사 보건소에 연락하여 제대로 이관되었는지 다시 확인 요청. 분명히 이관했다는 말을 함. 이관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 문의. 전화받은 직원이 이관 담당 직원에게 연락을 하고 이관 담당 직원은 거주지 보건소로 이관을 요청하는 체계.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아 정말 이관이 된 것인지, 이관이 어떻게 된 것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해달라고 요청.

16:58 검사 보건소에서 연락 옴. 이관 담당자가 시스템 등록이 아닌 거주지 보건소 담당 메일로 이관 요청하였으나 거주지 보건소에서 메일 자체를 읽지 않았다는 말을 해줌.

17:03 거주지 보건소에 전화하여 검사 보건소에서 거주지 보건소 메일로 이관 요청했는데 확인 안 했으니 확인해서 조치 취해달라 요청함. 허나 거주지 보건소에서는 나는 확인 담당자가 아니고 확인 담당자가 언제 확인할 지는 모르겠다 라는 답변을 함

20:12 거주지 보건소 역학조사 협력 직원에게 연락이 와서 기초적인 역학 조사함. 식료품과 의약품이 급하니 이 부분 빨리 처리해달라고 요청

20:26 거주지 보건소에서 연락이 와서 아직 정부에서 식료품 관련 지침이 공식적으로 내려오지 않아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며 정확한 사항은 다음날 연락해준다고 함.

토요일부터 격리 시작해서 화요일 될 때까지 아무런 약도 못받고 기본적인 생필품도 못받고 서서히 힘들어짐. 주위에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 걱정은 커지고 물품은 떨어져감. 

일단 증상에 맞는 제대로 된 감기약을 먹지 않고 종합감기약 같은 상비약을 먹으니 회복이 더딘 느낌.

인후통은 여전하고, 증상은 하루하루가 다름 

 

 2.9 수요일. 확진 4일차. 누런 코 사라지고 하얀 콧물 흘러내림. 기침, 가래, 인후통, 두통 여전 

오전이 지나도 여전히 보건소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음

당장 식료품이 급해 식료품 요청하기 위해 알아보니 식료품은 보건소가 아닌 복지부서에서 담당함을 알게 되서 복지부서로 연락

14:42 복지부서와 통화. 여전히 내 명단은 없다는 답변. 보건소에서 확진자 명단을 주면 2~3일 걸리기 때문에 아직 안 뜬것 같다는 말을 함. 일요일 확진인데 아직까지 명단조차 올라와 있지 않은 것을 보고 기가 막힘. 확인해서 빨리 좀 보내달라고 했지만, 당일 물품은 이미 보내서 확인해도 내일 발송이 되고 수령은 그로부터 2~3일 걸릴 것이라는 답변을 함. 보건소에 수차례 문의했고 요청했지만 답이 없으니 복지부서에도 확인을 요청함. 확인하여 답변 준다는 말 듣고 끊음

아무리 기다려도 답이 없어 18시 이후 당직실 민원을 남김.

 

 2.10 목요일. 확진 5일차. 하얀 코 사라지고 약한 기침, 가래, 인후통은 여전 

08:00 카톡으로 재택치료 관련 안내문 날라옴. 기본적인 생활수칙, 보건소 전화번호, 재택상담실 전화번호 등이 포함되어 있음

당직실 민원 답변이든 뭐라도 연락 올 줄 알았는데 오전 아무런 연락이 없음. 

09:36 복지부서에 식료품 요청 확인 위해 재통화. 식료품 발송했다는 답변 들음.

(발송이 밀려서인지, 2.10 목요일 발송했으나, 2.14일 이후 수령)

저녁 때까지 아무런 연락 못 받음

 

 2.11 금요일. 확진 6일차. 마른 기침 지속. 목소리 가라앉음. 약간의 발열. 코 막히기 시작

11:02 다음날이 해제인데 몸 상태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재택상담실(병원) 전화함. 내 명단이 또 없다고 함. 명단이 없기 때문에 진료가 힘들다고 말함. 확인 후 연락준다고 하여 기다림

11:25 거주지 보건소에 연락하여 병원에 명단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문의. 확인해서 연락준다고 하여 기다림

11:39 보건소에서 연락옴. 60세 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관리군이므로 명단은 안가는 게 맞다함. 보건소는 명단이 안 가는게 맞다고 하지만 병원에서는 명단이 없어서 진료를 안 해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문의. 확인하여 연락준다고 하여 기다림

11:44 보건소에서 연락옴. 병원에서 연락줄 것이라고 답변 줌. 약은 보건소 직원이 가져다 주기로 함. 약값은 누구에게 지불해야 하는 지 문의하니 모른다는 답변

14:30 병원에 약값을 누구에게 지불해야 하는 지 문의. 확인하여 연락준다고 하여 기다림

14:54 병원에서 연락옴. 약 배송 위해 주소 확인. 비용은 무료라는 답변 들음. 

15:12 병원 의사에게 연락옴. 인후통, 기침, 가래, 두통, 코 막힘 증상 설명하여 약 처방 받음. 약국에 있는 약을 보건소에서 찾은 뒤 확진자에게 전달해준다는 말을 해줌. 의사 엄청 친절함. 몸이 좋지 않아 전파 우려를 문의하니 격리해제 되더라도 3일 더 유심히 지켜볼 것을 추천함.

17:06 약이 오지 않아 병원에 확인하기 위해 전화함. 확인하여 연락준다고 하여 기다림

17:10 병원에서 연락옴. 3시쯤 보건소에서 약국에 들러 약을 가져갔다는 말을 들음. 

저녁때까지 기다렸으나 약은 오지 않음

 

 2.12 토요일. 확진 7일차. 검사일 포함 7일 경과하여 격리해제됨. 격리해제 1일차. 회복 안 됨 

10:33 약이 오지 않아 거주지 보건소에 전화함. 보건소에서는 병원에서 처방약 명단을 받지 않았다고 답변. 따라서 병원에서 약을 약국에 전달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을 함. 확인하여 연락준다고 하여 기다림

10:37 보건소에서 연락옴. 보건소 직원이 약국에 확인해보니 약이 아직 약국에 있다는 것을 확인함. 병원의 말이 틀렸다는 말을 함. 약을 바로 가져다 준다는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음.

11:15 확진 후 7일차. 격리해제일에 드디어 약을 받음

위의 여러 약들이 모두 하나의 약 봉투에 같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엔시드이알서방정, 부루펜정, 페니라민정만 한 봉투에 들어 있고 나머지는 각자 별도의 약으로 제공됨. 의사 진료시 코로나는 증상이 하루하루 다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때 해당 증상의 약만을 먹을 것을 권유하며 이렇게 별도의 약으로 처방해줌 

삼아탄툼액은 가글용액으로 아구창 등에 쓰이는 약. 인후통에 효과

시네츄라시럽은 기침, 가래약

슈다페드정은 코막힘, 콧물약

참고로 코로나 오미크론 확진시 발열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으므로 일반적으로 집에서 보유하고 있는 타이레놀은 전혀 필요가 없으며 인후통, 기침, 가래 등에 효과가 있는 소염진통제 부루펜 계열이 필수적

약 먹고 늦은 저녁 집으로 이동. 가족들과 구분하여 생활하며 별도 방에서 취침.

 

 2.13 일요일. 확진 8일차. 격리해제 2일차. 인후통 여전함. 침 삼킬 때마다 아픔 

목은 계속해서 잠기고 인후통 지속됨. 

가래는 거의 없어서 슈다페드정, 부루펜, 삼아탄툼액 위주로 꾸준히 복용 및 가글함

가족들과 밀접 접촉은 최대한 자제하고, 화장실도 별도 이용, 별도 식사, 별도 취침 지속

 

 2.14 월요일. 확진 9일차. 격리해제 3일차. 인후통 여전 

몸이 좋지 않아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상황 지켜봄. 

슈다페드정만 복용, 삼아탄툼액 가글 지속

 

 2.15 화요일. 확진 10일차. 격리해제 4일차. 인후통 여전 

슈다페드정만 복용, 삼아탄툼액 가글 지속

 

 2.16 수요일. 확진 11일차. 격리해제 5일차. 인후통 많이 사라짐 

드디어 목 통증이 많이 사라짐. 여전히 침 삼킬 때 불편함이 있으나 통증은 거의 사라짐. 

약 때문인 듯. 목 통증이 사라지지 않음

 

결론

아.. 쓰고 나니 정말 우리나라 정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전 해외에서도 생활 해봤고, 해외 정부와도 일을 해봤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의 행정서비스에 상당 부분 자부심이 있었습니다만, 이번 일을 통해 참 많이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보건소 이관이라는 돌발변수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정부의 급작스런 방침 변경때문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확진자 급증이라는 핑계로 '22년 2월 현재 코로나 대응 체계는 제대로 굴러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격리 해제일에야 약을 받게 되고, 필수 식료품은 격리해제가 되도 받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경과를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건소와 연락도 힘들고 연락해준다는 답변도 안 지켜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건소 20통 정도 전화하면 1번 정도 연락이 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권고 드립니다.

위의 약들을 알아서 미리 준비해 놓으세요. 특히 부루펜 계열과, 인후통 및 가래약은 오미크론 치료에 필수적입니다. 주위에 도와줄 분들이 있다면 상관이 없겠으나, 가족 모두 확진되거나 주변에 도와줄 분이 없는 분들이라면 약이 없어서 큰 일이 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병이 있거나, 노인이거나, 홈페이지에서 조직도 담당직원 확인 못하는 분들이었으면 심할 경우 그냥 죽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일로 제 지인은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입원을 요청했으나 자리가 없어 입원도 2일 후에 하고, 약도 입원하고 나서야 처방받았습니다.

공무원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무원들의 일처리는 실망이었습니다.부디 이런 일이 다른 분들에게는 발생하지 않길 바랍니다.